생각 없이 사용하던 모든 것들이 가끔 낯선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스마트폰이 없던 세상에서
어느 순간 스마트 폰이 없는 게 상상할 수 없는 일상.
스마트폰 안에는 내 모든게 있다.
나의 추억, 나의 계좌, 개인정보 등등 ..
휴대폰 하나를 잃어버린 다는 건 결국 나의 모든 걸 잃는 기분이 든다.
점점 기술들에 적응해 나가야하는데
가끔은 나도 이런 기술들 앞에 버벅 거릴 때가 많다.
나도 나이가 들어가고있고,
지금 이미 노인들에겐 너무 불친절한 세상일 지도 모른다.
그래서 당연한 것들을 가끔 낯설게 생각하고
하나하나 기록하려고 하니까 내가 아무 생각없이 해오던 것들이
사실 분리해서 보면 제법 복잡한 것들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안을 이유로 복잡한 비밀번호를 요구하게 되고,
결국 나는 매번 잃어버리고 비밀번호 찾기가 일상이 되었다.
그래서 엄마가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채로 산다고,
혹은 너무 복잡하다며 짜증내는 모습이 답답하다가도
한편으론 이해가 간다.
나조차도 가끔 원하는 정보가 빠르게 나오지 않거나,
해결책을 못 찾으면 답답한데 그런 것에 익숙치 않은 엄마는 더 하겠지.
그리고 지금도 인생을 흐르고 있다.
지금 느끼는 이 기분은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만 느끼고 떠오른 것들일지도.
지나고 보니 그렇다.
어릴 땐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
그냥 지나쳤던 것들이 사실 조금 더 기민하게 귀 기울이고
도전해왔다면 또 다른 무언가로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그런 생각.
예전엔 시간이 나이 들수록 빨리 간다는 게 무슨 소리인 지 잘 이해도 안 가고
내 시간은 너무 더디게 간다는 생각이었는데,
차라리 더디게 가는 그 때 뭐라도 이것 저것 해뒀어야 하는데 하는 마음만 가지고
시간만 흘려 보냈다.
올해 처음으로 다이어리를 써보기 시작했는데
물론 생산적으로 잘 쓰진 못 했다.
그럼에도 내 인생 처음으로 다이어리란 걸 사서
한 해 동안 쭉 써왔다는 거 자체가 축하할 일 인 것 같다.
나름 기록의 매력에 대해 새롭게 느낀.
많이 읽고 많이 쓰고 많이 다듬고 해야겠구나.
내 머릿속은 정리 되지 않은 것들로 가득차 있고,
그 때는 제법 괜찮게 썼다고 생각되던 것들도 뒤돌아보면
아 무엇을 말하고 싶어하는 거지?
무슨 소리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싶을 때도 있더라고.
아마 그 당시엔
일단 뭐라도 적어두자. 안 하는 것 보다는 낫잖아. 하고 적어둔 거긴 하지만
이왕 적을거면 나중에 내가 봐도 무슨 소리인지는 알게 적어둬야지.
그래야 기록한 그 시간이 유용하게 사용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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